동인천에 이사 온 지 2년이 조금 넘었다. 인천의 끝, 국철을 타고 끝까지 오면 동인천이 나온다. 광역버스도 다니지 않는 곳이다. 내가 사는 곳은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를 넘어 초고령사회 단계에 접어들었고, 인구 소멸 위험지역으로 분류돼 있다. 오후 8시만 되면 인적이 드물어질 만큼 조용한 동네다. 조금 실없게 들릴 수 있지만 동인천으로 이사 온 건 한 중국집 때문이었다. 중화요리를 무척 좋아하는 나는 동인천 배다리의 한 중식당을 알게 됐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그 식당의 요리를 맛보기 위해 동인천을 찾았다. 동인천을 알게 되면서 공간의 매력에도 빠지게 됐다. 고즈넉하다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릴 만큼 동네는 조용했고, 골목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