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무렵, 젊은 여성이 전철 안에 앉아 있었습니다. 창 밖으로 노을을 감상하며 가고 있는데 다음 정거장에서 한 중년 아주머니가 탔습니다.
그 아주머니는 큰소리로 투덜거리며 그녀의 옆 자리 좁은 공간에 끼어 앉았습니다. 그리고 막무가내로 그녀를 밀어 붙이며 들고있던 여러개의 짐가방을 그녀의 무릎 위에 까지 걸쳐 올려 놓았습니다.
그녀가 처한 곤경을 보다 못한 맞은편 사람이 그녀에게 “왜 저 아줌마의 무례한 행동에 아무런 항의도 하지 않고 그냥 앉아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처녀가 미소 지으며 말했습니다. “사소한 일에 화를 내거나 언쟁 할 필요가 있을까요. 우리가 함께 여행하는 시간은 짧거든요. 나는 다음 정거장에서 내릴 거예요.”
함께 여행하는 짧은 시간에 우리는 얼마나 많은 다툼과 무의미한 논쟁으로 우리의 삶을 허비하고 있습니까?
너무나 짧은 여정인데도 불구하고 서로를 용서하지 않고, 실수를 들춰내고, 불평하며,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습니다. 다음 정거장에서 내려야 할 지도 모르는데…
작자미상의 필자는 우리에게 충고합니다. 누군가가 당신의 마음에 상처를 입혔습니까? 진정하십시오. 함께 하는 여행이 짧습니다.
누가 당신을 비난하고, 속이고, 모욕을 주었습니까? 마음의 평화를 잃지 마십시오. 함께하는 여행이 곧 끝날 것입니다.
누군가가 당신을 괴롭힙니까? 기억하십시오! 우리의 여행이 너무 짧다는 것을… 이 여행이 얼마나 남았는지 누구도 알지 못합니다. 그들이 내릴 정거장이 어디인지 언제인지, 그들 자신은 물론 어느 누구도 예측할 수 없습니다.
인도의 힌디어(Hindi어(語)) 격언 중에는 다음과 같은 격언이 있습니다.
“에크 딘 삽 코 자나 혜”(언젠가 우리는 떠날 것이다)
이 격언은 추상적인 은유가 아니고, 인간 실존의 핵심입니다. 따라서 깊은 치유 효과가 있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완벽함이나 불멸의 것이 아니라, 여행지에서 불편한 일을 겪을 때마다 내가 그렇게 하듯이 다음의 사실을 마음에 새기는 일입니다.
“나는 잠시 이곳에 여행온 것이다. 곧 여길 떠날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불필요한 감정이 사라지고 어떤 것에도 부정적인 무게가 실리지 않습니다.
끝이 없으리라는 것은 근거가 전혀 없는 상상일 뿐입니다.
장난감을 두고 늘 다투던 형이 백혈병에 걸리자, 형이 동생에게 하는 말이 마음을 울립니다. “내 장난감은 모두 네가 가져도 돼…”
역설적이게도 우리 삶의 기쁨은 “나의 존재가 유한하다”는 자각에서 시작됩니다. 봄이면 아주 작은 풀꽃도 그것을 압니다. 지저귐을 배우기
시작한 어린 새도 압니다. 시들지 않는 꽃에는 향기가 없습니다. 살아서 기쁨을 느낄 수 없다면 죽어서 어떻게 기쁨을 느낄 수 있겠습니까?
인생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지상에 살아있는 동안 언제나 감각을 열어 놓으십시오. 사소한 일에 화를 내거나 마음이 무너질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가 함께 여행하는 시간은 너무 너무 짧기 때문입니다. 당신과 나는 다음 정거장에서 내릴지도 모릅니다.
< 정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