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어느 곳에 효심이 아주 두터운 부부가 있었습니다.
어느날 부부가 모두 일을 하러 들로 나가고, 늙은 할머니가 혼자 집을 보게 되었습니다.
할머니는 심심하기도 하고, 무슨 일이든 거들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호박 넝쿨 구덩이에 거름을 주고자 했으나 눈이 어두운 터라, 그만 막 짜다 놓은 참기름 단지를 거름으로 잘못 알고 호박 넝쿨 구덩이에 붓고 말았습니다.
마침 밖에 놀러 나갔다 막 돌아온 어린 손녀가 이 광경을 보고 깜짝 놀랬습니다.
손녀는 이 사실을 할머니에게 말씀을 드리면 놀라실 것 같아서 모른체 하고, 얼마 후 집에 돌아온 엄마에게 말했습니다.
“엄마! 할머니께서 참기름을 오줌인줄 아시고, 호박넝쿨 구덩이에 부으셨어요!”
“뭐야? 그래, 할머니도 아시니?”
“아니요, 말씀드리면 놀라실 것 같아서 아무 말씀도 드리지 않았어요”
“오냐, 참 잘했다. 할머니께서 아시면 얼마나 놀라시겠니?”
어머니는 딸의 행동이 너무나 기특해서 딸을 등에 업고 뜰을 돌며 칭찬을 했습니다.
조금후, 남편이 돌아와 그 광경을 보고, 이상하게 여겨 물었습니다. “아니, 여보! 다 큰 아이를 업고, 웬 수선이요?”
“글세, 이 아이가 얼마나 기특한지 알아요?”
그리고는 자초지종을 이야기 하며 말했습니다. “당신은 아무것도 모르는체 하셔야 되요”
이 말을 들은 남편은 갑자기 땅에 엎드려, 아내에게 절을 했습니다.
“여보, 내절 받으시오! 내 어머님을 그처럼 받드니 어찌 내가 절을 하지 않을 수 있겠소!”
자신이 부모님에게 효도하고, 순종하면 내 자녀들이 나에게 효도하며 순종합니다.
자녀들은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부모님을 보고 배우게 됩니다.
그러므로 집안에 녹아있는 좋은 정서가 자녀들의 인격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