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December 22, 2024
Daily Story

삶은 소풍(逍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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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때 쉬고, 올 때 쉬고, 또 중간에 틈나는 대로 쉬고.. 장자 사상의 중요한 특징은 인생을 바쁘게 살지 말라는 것입니다.

하늘이 내려준 하루하루의 삶의 그 자체로서 중히 여기고 감사하며, 고마운 마음으로 살아야지, 하루하루를 마치 무슨 목적을 완수하기 위한 수단인 것처럼 기계적 소모적으로 대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장자(莊子)는 우리에게 인생에 있어서 ‘일’을 권하는 것이 아니라, ‘소풍’을 권한 사람입니다.

우리는 ‘일’ 하러 세상에 온 것도 아니고, 성공하려고 세상에 온 것도 아닙니다. 그런 것은 다 부차적이고 수단적인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과거 생에 무엇을 잘 했는지 모르지만, 하늘로부터 삶을 선물로 받은 것입니다.

이 우주에는 아직 삶을 선물받지 못한 억조창생의 ‘대기조’들이 우주의 커다란 다락방에 순번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소한 우리는 이 삶을 하늘로부터 선물받아 이렇게 지구에 와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 삶을 ‘수단’시 하지 마십시요. ‘삶’ 자체가 ‘목적’임을 알아야 합니다.

이 ‘삶’이라는 여행은 무슨 목적지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목적인 것입니다. 그러니, 그대들이여 이 여행 자체를 즐기십시요!

장자가 말한 소요유(逍遼遊)란 바로 이런 의미입니다. 인생이란 소풍입니다. 무슨 목적이 있어서 우리가 세상에 온 것이 아닌 것입니다.

하느님은 우리에게 소풍을 보내면서 단지 열흘짜리 휴가증을 끊어 주신건데, 하느님 사는 중심우주와 우리가 사는 외곽우주가 서로 흐르는 시간대가 달라 그것이 백 년이 된 것 뿐입니다.

장자가 말한 ‘소요유’에는 글자 어디를 뜯어봐도 바쁘게 조급한 흔적은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소(逍) 자는 소풍 간다는 뜻이고, 요(遼) 자는 멀리 간다는 뜻이며, 유(遊) 자는 노닌다는 뜻입니다. 즉 ‘소요유’는 멀리 소풍 가서 노는 이야기 입니다.

그러니 ‘소요유’를 제대로 하려면 내리 세 번을 쉬어야 합니다. 갈 때 쉬고,
올 때 쉬고, 또 중간에 틈 나는 대로 쉬고…

우리 여생의 종착역은 점차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우리 인생 짧습니다. 하루하루가 소중한 날들입니다.

짐 진 자는 모두를 내려 놓으시고, 동심으로 돌아가 소풍온 듯 쉬엄쉬엄 희희낙락 후회없이 즐겁게 살아가요.

한 박자 쉬면 삶의 여유는 두 배가 된다고 했습니다.

소풍왔다가 빈손으로 돌아가는 길이 보배로운 길이 되고 보람 있었던 모두의 길이 되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멋지게 나이들어 가자 사랑도 그리움도 점차 희미해져 가는 우리네의 나이가 중년이 넘어서면 남은 세월만 먹고 살아 가야만 합니다.

산이 좋아 산에 가자 가면 관절이 아파서, 심심해서 술 한잔 하자 하면 건강이 안 좋아, 함께 여행을 하고 싶어도 취향이 맞지 않으니,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여건과 마음이 같은
친구 같은 벗, 만나기 참으로 어렵다고 합니다.

그러나 나이에 상관없이 먼 미래를 바라보는 사람, 눈이오나 비가오나, 언제 어느때나 만날 수 있고, 만나도 부담없는 사람, 젊음의 활력은 다소 떨어질지 몰라도 남은 여생을 함께 할 수 있는 그런 벗이 있다면 그 사람은 참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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