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산의 하피첩(霞帔帖)
노을 하 (霞),
치마 피 (帔),
문서 첩 (帖)
‘하피첩은 노을빛 치마로 만든 소책자’ 이다.
2005년 수원의 어느 모텔 주인이 파지를 마당에 내다 놓았는데, 폐품을 모으는 할머니가 지나가다가 파지를 달라고 했다.
모텔 주인은 할머니 수레에 있던 이상한 책에 눈이 갔고, 그는 책과 파지를 맞바꿨다. 그리고는 혹시나 하고, KBS ‘진품명품’에 내어 놓았다.
김영복 감정위원은 “그 책을 보는 순간 덜덜 떨렸다.” 라고 했다.
‘진품명품’ 현장에서 정가 1억원을 매겼고, 떠돌던 이 보물은 2015년에 서울 옥션 경매에서 7억 5,000 만원에 국립민속박물관에 팔렸다.
하피 (霞帔)는 옛날 예복의 하나다. ‘붉은 노을빛 치마’를 말한다.
다산, 정약용은 천주교를 믿었던 죄로 전남 강진으로 귀양을 갔었다.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마재에 남았던 아내 홍씨는 남편귀양 10년째 되는 해, 시집 올때 입었던 치마를 그리운 마음을 담아 남편에게 보냈다.
그 치마에 다산이 두 아들에게 주는 당부의 말을 쓰고 책자로 만든 것이 ‘하피첩’ 이다.
다산은 치마의 한 조각을 남겨 ‘ ‘매화’와 ‘새’를 그려 족자를 만들어서 시집을 가는 딸에게 주었다.
이것이 매조도(梅鳥圖)다. 부지런함(勤)과 검소함(儉) 두 글자는 좋은 밭이나 기름진 땅보다 나은 것이니 한 평생을 써도 닳지 않을 것이다.’라고 어머니의 치마에 사랑을 담아쓴 글씨, 세상에서 이보다 더 값진 보물이 있을까…?
다산 부부의 애절했던 사랑을 담고서 세상을 떠돌아 다니던 하피첩은 ‘국립민속박물관’에 자리를 잡았다.
정약용의 위대함은 이루 말할 수 없지만 아내의 노을빛 치마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는 200년의 세월을 넘어 지금도 우리들 가슴을 잔잔히 적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