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국지(熱國誌) (16)

O 자객 형가(荊軻)나라가 잘 되려면 충신이 많아야 한다. 진나라에는 명장들이 수 없이 많았는데 그들 모두가 충신이어서 진이 강대국이 된 것도 그들의 덕택이었다.  그러나 그중에 한 사람의 예외가 있었으니 그는 명장 번어기(樊於期) 장군이었다. 번어기 장군은 성품이 강직하기 이를 데 없는 대쪽같이 곧은 무장인지라 평소에도 <아무리 대왕의 명령이라 하여도 무조건 복종할 수는 없는 일이다. 시시비비를 가림없이 무조건 복종만 한다는 것은 나라를 위해서나 대왕을 위해서나 결코...

열국지(熱國誌) (15)

O 한(韓), 조(趙)의 멸망 노애의 반란 사건이 마무리 되자 진왕은 승상 이사를 불러 물었다. “그동안 내정(內政)이 어수선하여 천하를 통일하려던 사업이 지연 되었소. 이제 다시 사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하여야 하겠는데 어느 나라부터 정복하는 것이 좋을지 경의 의견을 들어 보고 싶소이다.” 이사가 머리를 조아리며 대답하는데 “전에도 말씀드린 바와 같이 국력이 가장 약한 한나라를 먼저 쳐서 손쉬운 싸움에서 승리를 하게 되면 군사들의 사기도 높일 수 있으리라 사료 되옵니다.”...

열국지(熱國誌) (14)

O 여불위와 노애의 몰락 노복을 천 명씩이나 거느리고 태후 주희와의 사이에 낳은 아들 둘과 호화로운 영화를 누리고 있는 노애는 시간이 흐를수록 엉뚱한 욕심이 무럭무럭 끓어 올랐다. 그것은 기회를 보아 진왕을 쫒아내고 자기 아들을 그 자리에 올려 앉히고 싶은 야심이었다. 그래서 기회만 있으면 "아들을 형제나 두었으니 이제는 현왕을 쫒아내고, 우리들의 아이를 왕으로 내세워야 할 게 아닌가?" 노애의 입에서 이런 말이 노골적으로 나오게 되자 주희는 몸을 떨며 말했다. "그건 안...

열국지(熱國誌) (13)

O 간부(姦夫) 노애열세 살에 등극한 소년 정(政)이 열 아홉 살이 되자, 승상을 제쳐 놓고 국정을 직접 관장할 정도로 성장하였다. 이러한 권력의 직접 행사의 농도는 점점 심해지더니 이제는 승상조차 턱으로 가리키며 지시하는 오만한 독재자가 되고 말았다. 게다가 천하를 통일하려는 집념은 날이 갈수록 강렬해져서 진나라 백성들은 노약(老若)을 막론하고 자나깨나 군사 훈련으로 진땀을 빼고 있었다. 그러나 제아무리 절대 군주도 천재지변(天災地變) 앞에서는 속수 무책인고로 진왕 6년에...

열국지(熱國誌) (12)

"권력의 달콤함 때문에 후일 신세를 망치기 쉽다." 이 무렵 진나라는 전국칠웅(戰國七雄) 가운데 영토가 제일 넓었다. 북방 경계는 멀리 호령, 곡구(谷口)에 이르렀고, 남쪽으로는 양자강 지류인 경수(涇水)와 황하 상류인 위수(渭水)를 둘러싼 곡창 지대와 서쪽으로는 서촉(西蜀)의 태산 준령이 가로 막고 있어 천연의 요새가 되어 주었고, 동쪽으로는 함곡관(函谷關)과 효산(肴山)이 있어서 천혜의 난공불락(難功不落)의 성채가 구성되어 있었다. 따라서 다른 나라를 침략하기는 쉬워도...

열국지(熱國誌) (11)

○ 여불위의 골치 아픈 존재 화창한 어느 봄날 진도(秦都) 함양(咸陽)에서 50리 쯤 떨어진 야외 넓은 들에서는 아침부터 난데없는 진조대전(秦趙大戰)이 벌어지고 있었다. 이것은 조나라를 가상의 적으로 하는 군사 훈련 이었지만 치열한 공방전은 실전을 방불케 하였다. 진군의 총사령관은 열다섯 살의 소년 왕 자신이었고, 조군의 총사령관 역에는 진나라의 명장인 몽오 장군이었다. 마상의 소년왕은 장검을 하늘 높이 치켜 들고 가상의 적진으로 달려나가며 "적을 섬멸할 때는 바로 이때다!...

열국지(熱國誌) 10

열국지(熱國誌) 10

○ 여불위(呂不韋)의 고민 장양왕이 급서(急逝) 하고, 후일 천하를 통일하는 진시황(秦始皇), 소년 정이 열세 살로 왕위에 오르게 되자 승상인 여불위가 국정을 전담하게 되었다.(나의 아들이 왕이 되었고, 태후인 주희는 나의 정부이고 보니 이제 진나라는 사실상 나의 나라다!) 사람 장사에 뜻을 두고 큰일을 도모한 지 14년, 여불위는 마침내 진나라의 최고 권력자가 되었다. 남편이 죽고 나자 주희의 애욕은 더욱 강렬해 왔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까지는 남편의 눈을 남모르게...

열국지(熱國誌) 9

열국지(熱國誌) 9

○ 지혜로운 사공자, 신릉군(信陵君) 초나라와 군사 동맹을 체결하고 나자 이번에는 위나라와 군사 동맹을 서둘러야 할 형편이었다. 그러나 평원군은 위나라와의 교섭을 어렵지 않게 생각하고 있었다. 이유인즉, 위왕의 아우인 지혜로운 사공자중에 한사람인 신릉군은 위왕의 아우인 동시에 왕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데다가 평원군의 손아래 동서가 되기 때문이었다. 두 사람은 서로 국적은 다르지만, 평원군이 신릉군의 고매한 인격에 매혹되어 자기 처제와 결혼을 시켰던 것이다. 평원군이...

열국지(熱國誌) 8

○ "지혜로운 사공자" 중에 한 사람 조나라 평원군(平原君) 조왕(趙王)은 진군에게 37개의 성을 빼앗긴 데다가 "명년 봄에 다시 쳐들어 오겠노라"는 통고까지 받고 나니 국가의 존망이 크게 걱정되었다. 그리하여 지혜로운 사공자로 불리는 현명한 아우인 <평원군>을 불러 상의한다. "진군이 명춘에 다시 쳐들어오겠다고 하고 돌아갔으니 이 일을 어찌했으면 좋겠는가? " 평원군이 대답하는데, "우리의 힘 만으로는 진군을 당해 낼 수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우리와 똑같은...

열국지(熱國誌) 7

○ 자초의 등극과 여불위의 출세... (여씨 춘추 발간의 유래) 소양왕이 서거하자 태자 안국군이 왕위에 올랐다. 그를 효문왕(孝文王)이라 칭했다. 안국군이 등극함에 따라 자초가 태자로 책립되었음은 말할 것도 없다. 여불위로 보면 득세(得勢)의 길이 순간적으로 환하게 트인 셈이었다. 그러나 행운은 그것 뿐만이 아니었다. 새로 등극한 효문왕이 건강이 워낙 좋지 않아서 왕위에 오른지 불과 사흘만에 갑자기 세상을 떠나버렸다. 불과 사흘 사이에 두 명의 왕이 잇달아 서거한 것이었다....

열국지(熱國誌) (17)

by | Mar 20, 2020 | 아지트, 열국지 | 0 comments

O 연(燕), 위(魏)의 멸망

진왕은 형가의 암살 미수사건으로 크게 노하여 조나라에 주둔중인 왕전 장군에게 20만 군사를 추가로 보내 주면서 연나라를 쳐서 귀족 양반들을 씨도 없이 죽여 없애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에 왕전이 30만 대군을 휘몰아쳐 연으로 쳐들어가니 연군은 추풍낙엽처럼 쓰러져갔다.

진군과의 전투에서 연전 연패를 거듭한 연왕은 성문을 굳게 잠그게 하고, 비상 대책회의를 열었다.

“진군의 기세가 막강하여 우리로서는 대항할 방도가 없으니 이를 어찌하면 좋겠소?” 중신들이 입을 모아 대답한다.

“오늘날 이와같은 환란을 겪게 된 것은 오로지 태자의 잘못 때문이옵니다. 태자가 암살 사건을 일으키지 않았다면 이런 변란은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옵니다. 그러므로 결자해지(結者解之)로 문제를 일으킨 태자의 머리를 진왕에게 베어 바치면 모든 일이 순조롭게 해결될 것이옵니다.”

이와같이 연나라 중신들은 모두가 정신이 썩어 빠진 위인인지라 국난을 타개해 나가려는 대책 조차 너무도 한심할 뿐이었다.

연왕은 한숨을 쉬면서 탄식했다. “아무리 나라를 위하는 일이기로 어찌 태자의 목을 내 손으로 벤 단 말이오?”

중신들이 다시 말한다. “대왕께서는 아드님이 여러 분 계시옵니다. 그러니 태자의 목숨을 국가의 멸망과 바꿀 수도 있는 일이 아니옵니까?”

사태가 워낙 다급해 졌으므로 연왕은 태자를 불러 눈물을 흘리며 말한다. “중신들은 네가 암살 사건을 일으켰기 때문에 나라가 망하게 되었다고 말하면서 지금이라도 나라가 무사하려면 네 머리를 베어 진왕에게 바칠 수 밖에 없다고 하는데, 너는 이 일을 어떻게 생각하느냐?”

태자 단우는 울면서 대답한다. “소자가 진왕의 암살을 시도한 목적은 나라를 보존 하려는데 있었습니다. 나라를 위해 소자의 목숨이 필요하다면 소자는 언제든지 목숨을 바칠 용의가 있사옵니다. 그러나 소자의 머리를 베어 바쳐도 진왕은 결코 정벌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옵니다.” “그러나 중신들은 모두가 그렇게 믿고 있으니 어떡하냐.”

태자는 땅을 치고 통곡하며 말한다. “아아, 중신이라는 자들이 이처럼 썩어 빠졌으니 어찌 나라를 구할 수가 있겠습니까. 연나라는 이미 망한 것이나 다름 없게 되었습니다. 이렇듯 망할 바에는 소자는 최후까지 적과 싸우다가 죽겠습니다. 대왕께서는 소자의 비통한 심정을 헤아려 주시옵소서.”

태자 단우는 그 한마디를 남기고 대궐에서 도망치듯 달려나와 자기가 거느리고 있는 만여 명의 직속 부하들에게 비장한 어조로 말을 했다. “나라가 망하게 되어서 나는 지금 적과 싸우다 죽으려고 나가는 길이다. 나와 생사를 같이할 사람이 있거든 나를 따라 나서라!” 그러나 태자를 따라 나서는 장졸은 겨우 백여 명에 불과하였다. 태자는 그들만을 데리고 울면서 적진으로 돌진하였다. 태자 단우가 돌진해 간 곳은 진장 이신(李信)의 진영이었다.

이신은 단우가 공격해 온다는 소리를 듣자 부리나케 달려나가 싸우기 시작하였다. 이신은 40 전의 젊은 용장인지라, 단우는 상대가 되지 않았다. 이신은 불과 10여 합을 싸우다가 마침내 단우의 목을 한 칼에 베어 버림으로써 전투에서의 승기를 잡았다.

한편, 왕전은 이신과 단우가 겨루는 기회를 이용하여 성안으로 물밀듯이 밀려 들어가 연왕을 포로로 잡음으로써 연나라를 단숨에 패망 시키고 말았다.

연나라는 <전국 칠웅> 중에서 역사가 가장 오래된 나라로 소공석(召公奭)이 주무왕(周武王)에 의해 연왕(燕王)으로 책봉된 이후, 34대 898년 만에 진나라에 의해 허무하게 망해버리고 말았다.

이신은 태자 단우의 머리를 함양으로 가지고 돌아와 진왕에게 승전 결과를 보고하니, 진왕은 이신의 공로를 크게 칭찬하며 말했다. “연나라를 평정했으니 이제는 내친김에 초나라도 쳐 없애야 하겠소. 초는 일찍이 연과 함께 연합군을 만들어서 우리를 괴롭혔던 일이 있음으로 우리는 이번 기회에 초에 대한 원수도 갚아야 하오. 장군은 군사를 얼마나 가지면 초를 정벌할 수 있겠소?”

이신은 연전(燕戰) 승리에 도취되어 마음이 몹시 교만해졌는지라 대왕의 물음에 서슴없이 대답한다. “20만 군사만 주시면 신이 기필코 초를 섬멸시키겠습니다.”

그러나 진왕은 신중을 기하려고 왕전 장군을 불러 이신과 같은 질문을 던졌더니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초는 본시 강국이기 때문에 60만 군사를 가져야만 섬멸시킬 수 있을 것이옵니다.” “알겠소이다. 물러가서 편히 쉬시오.” 왕전이 물러가자, 진왕은 곁에 있던 승상 이사(李斯)를 돌아 보며 “왕전 장군이 너무도 늙었구려. 이신은 20만이면 초를 섬멸시킬 수가 있다고 하는데, 왕전은 60만이 있어야 승리할 수 있다고 말을 하니 그러고서야 어찌 용감한 장수라고 말할 수 있겠소?”

그러면서 이신과 몽이(夢怡) 두 장군에게 군사 20만을 주어 초를 정벌하라는 명령을 내리려고 하였다.

그러자 잠자코 있던 승상 이사가 진왕에게 품한다. “초와 위는 동맹관계에 있어서 우리가 초를 치면 위군이 반드시 가세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초를 치기 전에 먼저 위나라를 쳐야 합니다.”

진왕은 그 말을 듣고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과연 옳은 말씀이오. 그러면 위나라부터 치기로 합시다. 그러면 어느 장수를 보내 위를 섬멸할 수가 있겠소?”

승상 이사는 신중히 생각해 보다가 대답하는데, “왕전 장군을 총사령관으로 보내시면 위를 틀림없이 정벌할 수 있을 것이옵니다.”

그러나 진왕은 고개를 설래설래 내저었다. “왕전 장군은 너무 늙어서 안 되겠습니다. 이신장군은 20만을 가지고 초를 섬멸시킬 수 있다고 했는데, 왕전 장군은 60만이 있어야 되겠다고 했으니 이렇게 무력해진 노장이 어떻게 위를 섬멸시킬 수 있겠소.”

이사는 견해를 달리 하는 듯 고개를 기울였다. 그러나 왕명을 거역할 길이 없어서 “왕전 장군이 너무 늙어서 쓰시기 곤란하시다면 그의 아들 왕분(王賁)을 보내시면 어떠하겠습니까? 왕분 장군은 나이는 젊어도 아버지를 닮아 용감 무쌍한 장수이옵니다.” “그거 참 좋은 생각이오. 그러면 왕분을 이 자리에 부르시오.”

진왕은 왕분을 불러 말했다. “승상의 천거로 그대를 토위 사령관으로 임명한다. 군사 10만을 줄테니 그대는 위를 정벌하여 큰 공을 세우고 돌아오도록 하라.”

왕분으로서는 파격적인 영전인지라 크게 감격하며 맹세한다. “소신은 대왕 전하의 과분하신 은총에 보답할 만한 전공을 세우지 못한다면 살아서 돌아오지 아니하겠습니다.

왕분은 그날로 10만 군사를 거느리고 위나라로 쳐들어갔다. 그리하여 위나라 도성인 대량성(大梁城) 부근에 진을 치고 정세를 살폈다.

위왕은 그 사실을 알고 크게 당황하여 군신들에게 물었다. “진장 왕분이 10만 군사로 우리의 도성을 에워싸고 있으니 이를 어찌했으면 좋겠소?” 늙은 중신이 대답하는데 “신이 보옵건데, 왕분이라는 자는 새파랗게 젊은 놈이옵니다. 따라서 그는 병법을 제대로 터득하지 못했을 것이므로 우리가 거짓 항복을 해가지고 그를 생포해 버리면 어떠하겠습니까?” “그것 참, 신묘한 계략이오. 그러면 사술(詐術)을 써서 왕분을 생포해 버리기로 합시다.”

위왕은 곧 왕분에게 사신을 보내 항복할 뜻을 통보하였다. 왕분은 위왕의 서한을 받아 보고 위나라 사신에게 말한다. “위왕이 항복을 하시겠다니 이런 기쁜 일이 없소이다. 그러면 우리가 무장을 해제하고 기다릴 것이니 위왕께서 우리 군영으로 오셔서 항복 문서에 정식으로 조인해 주시기를 기다리겠소. 나는 그 문서가 있어야만 대왕전에 보고를 올릴 수가 있으므로 위왕은 반드시 내일 정오경 나를 찾아 주시도록 전해 주시오.” “잘 알겠습니다. 곧 돌아가서 장군의 뜻을 전달해 올리겠습니다.” 위의 사신은 왕분이 자기네의 술책에 걸려든 줄로 알고 크게 기뻐하며 돌아갔다.

왕분은 위의 사신을 돌려보내고 나서 장수들에게 웃으며 말했다. “위왕은 내가 나이가 어린 것을 깔보고 나에게 거짓 항복을 하고 있으니 실로 가소롭기 짝이 없는 일이오.”

장수들은 고개를 기울이며 반문했다. “어떤 점으로 보아서 위왕의 항복이 거짓이라고 판단 하시옵니까?” “생각해 보시오. 그들도 많은 장수와 군사가 있을 것인데, 한번도 싸워 보지도 아니하고 항복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 소리요? 위왕은 거짓 항복으로 우리를 안심시켜 놓고, 오늘밤쯤 기습하여 일거에 승리를 거둘 계획을 세웠음이 분명하니 우리는 저들의 계략을 역이용하여 오늘 밤 안으로 끝장을 내버려야 하겠소.”

그러면서 왕분은 즉석에서 다음과 같은 군령을 내렸다. “우리 군사 8만 명은 4만 명씩 두 대로 나누어 대량성 부근에 잠복해 있도록 하라. 그러다가 오늘 밤 위왕이 우리 본진을 기습하려고 성을 나오거든, 군사의 행렬이 모두 끝나고 성문이 닫히기 전, 적의 본거지로 일시에 달려 들어가 대궐을 점령하라. 나는 나머지 군사를 2대로 나누어 거느리고 본진에서 20리 밖으로 후퇴해 있다가 1대는 적이 내습해 올 시각에 후방으로 돌아가 적의 후미를 공격 할 테니 20리 밖으로 후퇴하였던 나머지 1대는 정면으로 적을 공격하여 위왕을 대번에 생포하여라.”

이렇게 왕분은 적의 야간 기습에 대한 만반의 태세를 세워 놓았다.

한편, 위왕은 사신이 왕분을 만나 보고 돌아오자 사신에게 물었다. “왕분을 만났더니 그 자가 뭐라고 하더냐?” “왕분은 우리가 항복하겠다는 말을 곧이 곧대로 믿고, 자기네 군사들을 무장 해제까지 시켜 놓을테니 대왕께서 내일 정오까지 자기를 직접 찾아오셔서 조인만 해 달라고 하였습니다.” 위왕은 그 말을 듣고 크게 웃었다.

“하하하, 왕분이란 자가 우리의 위장 항복을 철썩같이 믿고 있다니, 그자는 젖비린내 나는 철부지가 틀림이 없구나. 그러면 우리는 오늘 밤을 기하여 적을 일거에 섬멸해 버리고 왕분을 사로 잡아 버리기로 하리라.”

위왕은 호언 장담을 하면서 날이 저물기를 기다려 모든 군사를 총동원하여 친히 진군 섬멸의 장도에 올랐다.

대량성 인근에 매복해 있던 진군은 위왕이 멀리 가 버리기를 기다려 일거에 성안으로 밀려 들어가 위의 본거지를 손쉽게 점령해 버렸다.

위왕은 그런 줄도 모르고 군사를 휘몰아쳐서 진의 본영으로 기습해 들어 갔으나 적은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아니,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 위왕은 크게 당황하여 급히 군사를 돌리려고 하는데 돌연 어디선가 함성이 들려오더니 어둠 속에서 적군이 구름떼처럼 아우성을 치면서 엄습해 오는 것이 아닌가.

위왕은 당할 길이 없어서 급히 대량성쪽으로 도망을 치는데, 이번에는 왕분이 앞길을 가로막고 나섰다.

“위왕은 왕분의 칼을 받으라!” 눈 깜짝할 사이에 왕분의 칼이 달빛에 번쩍이며 허공을 갈랐고, 이어서 위왕의 머리가 마상(馬上)에서 굴러 떨어졌다.

이리하여 위는 나라를 일으킨지 8대 179년 만에 진에 의해 멸망하고 말았다.

amond

amond

Author